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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0년도 신임관리자과정 입교식 연설
작성자 처장실 작성일 2020-05-26 조회수 1203
작성자처장실
작성일2020-05-26
조회수1203

ㅇ 행사명 : 신임관리자과정 입교식

ㅇ 일   시 : 2020. 5. 25.

ㅇ 장   소 :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진천)


  제65기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 여러분, 반갑습니다.인사혁신처장 황서종입니다.

  작년 5월에는 여러분의 1년 선배들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직접 만났었는데,
  올해는 여러분들과 이렇게 영상으로 인사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먼저 듭니다.

 
  한편으로 오늘과 같은 ‘랜선 입교식’은 코로나 19로 인해 바뀐 우리의 일상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2020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남게 될 해입니다.
  세계사적 전환기에 대한민국의 예비 사무관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여러분들에게는 어떠한 소명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봄의 기운이 어느 때보다 완연한 오늘, 여러분 340명의 입교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각자 어디에서 오늘의 ‘온라인 입교식’에 참석하고 계신가요?

  집이나 학교, 아니면 카페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는 삼삼오오 모여서,
  누군가는 부모님과 이 순간을 함께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340명 각각의 장소는 다 다를지라도 예비 사무관으로서의 첫 시작을 함께 한다는 마음만은
  랜선을 타고 서로 공유하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어느 때보다 당찬 포부와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을 여러분에게 먼저 질문 하나를 던지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5급 사무관은 정부 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먼저 몇 가지 숫자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중앙부처 일반직 공무원 16만 명 중에서 5급 사무관은 9.2%인 1만 4천 명에 불과합니다.
  작년 한 해 공채시험을 통해 선발된 국가공무원 5,816 명 중 5급은 겨우 336명뿐이었습니다.
   * 2019년 국가공무원 공채 합격자 : 9급 4,671명, 7급 809명, 5급 336명

  7급 공무원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기까지는 평균 14년이 필요합니다. 9급 공무원의 경우에는 24년이나 걸립니다.
  20여 년의 공직 경험과 헌신을 통해서 비로소 부여 받게 되는 5급 사무관의 자리가 갖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정부의 모든 정책이 사무관의 손끝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여러분이 치른 5급 공채 시험을 설계하는 일도 인사혁신처 사무관의 보고서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이렇듯 정책의 입안자이자 정부 조직의 허리를 담당하는 5급 사무관에게는 남다른 책임감과 사명감이 요구됩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단 한 번의 시험만으로 여러분을 5급 사무관으로 뽑았을까요?
  여러분 한 명 한 명은 모두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만으로 여러분이 뛰어난 인재라는 것이 입증되지는 않습니다.

  새롭게 5급 사무관으로 임용되는 방법이 5급 공채 시험에 합격하는 길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공직 내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6급 공무원이 승진하기도 하고,
  기업에서 10년의 경력을 쌓은 우수한 인재가 경력채용을 통해 선발되는 경우도 있으며,
  박사학위를 가진 전문가가 임용되기도 합니다.
 
  미국의 컨퍼런스 보드(The Conference Board)에서 전 세계 경영진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기업이 향후 가장 집중해야 할 이슈로 ‘최고 인재의 확보 및 유치’가 압도적인 1위로 꼽혔습니다.
  정부가 여러 경로를 통해 5급 사무관을 선발하는 것도 다양한 배경과 경력을 가진 우수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서로 다른 역량과 잠재력을 가진 사무관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여 정부의 허리라인을 튼튼하게 보강해주길 기대하는 것입니다.

  ‘공개채용’이라는 방법을 통해 5급 사무관으로 뽑힌 여러분은
  앞으로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역량을 갖춘 노련한 5급 사무관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공직생활을 통해 공직경험 20년의 가치,
  민간 기업에서 근무한 10년의 가치에 버금가는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주십시오.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우리 정부를, 대한민국을 책임진다는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공직생활을 시작하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오늘부터 17주 동안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국민의 봉사자로 거듭나기 위한 교육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은 아직 공식적인 대한민국의 공무원은 아닙니다.
  이번 17주간의 교육을 통해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공무원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첫 발을 내딛는 지금 이 순간의 여러분들에게 공무원의 인사정책을 총괄하는 인사혁신처장으로서
  앞으로의 공직생활에서 유념해야 할 네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항상 겸손한 자세를 가져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평균 나이가 27.2세라고 들었습니다.
  많지 않은 나이에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분명히 자부심을 가져도 될 일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도 뒤따른다는 사실을 공직생활 내내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인재원에서, 그리고 교육 수료 후 각 부처에서 만나게 될 공무원 동료들은 직급에 상관없이 모두 여러분의 공직 선배들입니다.
  항상 낮은 자세로 함께 일하는 공직 선배들을 존중하면서 매사에 겸손하게 임해야 합니다.
  직급을 따지지 말고, 업무의 가치 있음과 없음을 계산하지 말며, 자리의 값어치를 저울질하지 마십시오.

  어떤 자리에 가서 어떤 업무를 맡든지 주어진 임무를 겸손하고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여러분에게 주어진 의무입니다.
  나의 일, 너의 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이 나의 일이라는 겸허한 자세로 공직생활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앞에 한없이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주십시오.

  ‘피터 팬’의 작가인 제임스 배리(James Matthew Barrie)는 ‘인생은 겸손에 대한 오랜 수업’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여러분의 공직생활이 공무원으로서의 겸손을 축적하고 배워가는 과정이 되길 바랍니다.

  둘째, 끊임없이 학습하고 역량을 키우십시오.
  정부의 모든 일은 끊임없는 가치 판단과 선택의 연속입니다.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합리적인 근거와 명확한 논리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정책의 1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사무관의 몫입니다.

  때로는 소신을 갖고 장차관을 설득하여 자신의 판단을 관철시킬 줄도 알아야 합니다.
  판단에 대한 확신과 추진력을 갖기 위해서는 사무관이 자기 업무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단련하여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거듭나 주십시오.

  구글의 인사담당 임원이었던 라즐로 복(Laszlo Bock)은 
  구글 채용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역량을 하나만 꼽으라면 ‘학습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고, 학습의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공직자는 더 많은 종류의 역량을 더 높은 수준으로 요구받고 있습니다.
  학습 없이는 혁신이 있을 수 없고, 개인과 조직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번 교육과정을 수료하는 것을 넘어 항상 스스로를 갈고 닦아 매일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업글 인간’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특히 앞으로의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을 갖추는 것이 필수입니다.
  SNS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 사용에 익숙한‘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세대인 여러분들이
  대한민국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주십시오.
   * 디지털 네이티브 : 디지털 혁명기 한복판에서 성장해 IT 기술, SNS 등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세대(대략 1990년 중후반생~2010 중반생)

  셋째, 모든 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 모두가 알고 있듯이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이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임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의 존재 이유는 위민(爲民)에 있음을 헌법에서부터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면 청와대에 있을 수 없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청와대에 국한되는 얘기가 아닙니다. 국민 눈높이를 맞출 수 없는 공무원은 공직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정책을 입안할 때,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이 갈지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항상 최우선으로 생각해 주십시오.

  정책을 만든 공무원들 스스로만 만족하는 정책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공무원이 국민과 유리되면 정책은 공허해지고 정부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 주십시오.
  공직자에게는 국방, 납세, 교육, 근로의 4대 의무에 더하여 다섯 번째인 설명의 의무가 있다고 합니다.
  훌륭한 정책을 입안하는 것 못지않게 그것을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는 것 또한 여러분의 책무입니다.

  마지막으로, 감수성과 공감능력을 길러주십시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세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될수록 역설적으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인간다움’이란 곧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할 줄 아는 ‘공감능력’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공감능력은 오로지 인간만의 특성이며, 인간이 인공지능(AI)과 구별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공무원을 가장 공무원답게 만드는 것도 국민에 대한 공감능력과 감수성입니다.
  공무원이 감수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언제든 국민에게 상처와 고통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뜻입니다.
  국민의 얼굴을 마주 보고 있지 않더라도 국민의 아픔이 내 아픔으로 느껴지고, 국민의 분노가 내 분노로 느껴져야 합니다.

  현장에 나가 직접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십시오.
  국민들이 ‘어떤’ 아픔을 느끼는지, ‘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나랏말씀이’로 시작하는 훈민정음의 서문에는 세종께서 한글을 만든 이유가 백성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밝혀져 있습니다.
  백성들의 불편함을 나의 불편함으로 여기고 공감할 수 있었던 세종대왕의 섬세한 감수성이
  국민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한글을 낳은 것입니다.
  여러분도 국민들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국민과 함께 분노할 줄 알고, 
  때로는 국민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무원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대한민국과 세계는 지금 미증유의 감염병 확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이전의 일상으로는 돌아가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많습니다.
  위기상황일수록 정부가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야 하고, 공무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여러분 340명에게 주어진 첫 번째 사명은 이번 교육과정을 잘 마쳐 어엿한 대한민국의 사무관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아로새겨 주기 바랍니다.
  대통령께서는 공무원들이 행복해야 국민들도 함께 행복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행복하게 일하는 공무원, 국민에게 행복과 희망을 주는 공무원이 되어주십시오.
  여러분이 공무원을 꿈꾸며 가슴에 품었던 포부와 열정을 공직에 모두 쏟아 부으십시오.
  오늘 여러분들과 공유한 저의 진심이 영상 너머로 잘 전해졌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새로운 출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입교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여러분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공직자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