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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적극행정과 100원 택시 (매경춘추, 인사혁신처장)
2019-05-27
기관명 작성자인사혁신기획과 조회수1279
작성자인사혁신기획과
등록일2019-05-27
조회수1279

[매경춘추] 적극행정과 100원 택시 (인사혁신처장)

 2019.05.08

 

왕복 2시간40분. 서울과 대전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 군 단위 시골마을 어르신이 읍내에 다녀오는 데 걸렸던 시간이다. 하루에 서너 번 버스가 다니는 시골에서는 장을 보러가거나 병원에 한번 들르기도 쉽지 않다. 버스 운행을 늘리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예산을 확보한다고 해도 마을 진입로가 좁아 어르신들이 버스 정류장까지 한참을 걸어 나가야 하는 불편은 여전히 남게 된다.

 

이른바 `100원 택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심의 산물이다. 대중교통 사각지대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100원만 내면 가까운 정류장이나 읍·면내까지 택시로 이동할 수 있다. 멀리까지 걸어 나오지 않으셔도 되고 원하는 시간에 탈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지역 택시업계에도 도움이 된다. 버스 증차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보다 예산도 적게 드니 일석삼조라 할 수 있다.



100원 택시가 본격 시행되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았다. 택시에 대한 예산 지원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었다. 택시가 대중교통이 아닌데 버스처럼 운행하는 것은 당시 관련 법령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로 인해 사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은 법령 테두리 내에서 새로운 시각의 해석을 이끌어냈다. 수차례 관련 부처에 자문과 협조를 구해 결국 문제 소지를 없애는 조례를 제정해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별 운영 형태나 명칭은 다양하지만 100원 택시는 전국으로 확산돼 시골 어르신들의 든든한 발이 되고 있다.


만약 담당 공무원이 어르신들의 불편을 시골에서는 감수해야 할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고 쉽게 포기해버렸다면 지금처럼 100원 택시가 달릴 수 있을까.



오늘날 적극 행정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법·제도와 현장 간의 괴리는 생길 수밖에 없다. 이것을 어떻게 메울지는 오로지 공무원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달려 있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공무원들이 습관적으로 과거 관행을 반복한다면 우리 사회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인사혁신처는 공직자들이 자발적으로 적극 행정에 나서도록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적극 행정을 펼쳐 탁월한 성과를 내면 특별승진·승급 등 1개 이상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파격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상할 계획이다.

 

적극 행정을 하다 생긴 문제는 면책 기회를 확대하고, 고의·중과실이 없는 한 고도의 정책 결정 사항은 실무직에게 책임을 묻지 않도록 법령을 준비 중이다. 소극 행정에 대해서는 엄중 징계해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경각심을 분명히 줄 것이다.



앞 세대 공직자들은 국가 발전의 견인차였다는 자부심을 가졌고 국민의 평가를 받았다. 오늘의 공직자들은 후대에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지금 국민이 공직사회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공직자 스스로 적극 행정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19/05/299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