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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향신문 기고문 - 가족 구성의 다양성
작성자 대변인실 작성일 2021-05-20 조회수 904
작성자대변인실
작성일2021-05-20
조회수904

[기고] 가족 구성의 다양성

 

경향신문/2021-05-20

 

지난해 11월 일본인 방송인 사유리씨가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해 화제가 됐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정자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국내 제도의 한계 때문에 일본에서 정자를 기부받아 출산했다고 한다. 어머니로서 아이를 갖고 싶다는 사유리씨의 바람과 사연은 우리 사회의 가정 형태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금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혼자서 가정을 꾸리는 일이 과거만큼 낯선 시대는 아니다. 행정안전부의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전체 가구 중 약 40%가 1인 가구인 반면, 과거 일반적 가정의 형태로 여겨져 온 4인 이상 가구 비중은 10년 전 30%에서 20% 이하로 크게 감소했다.

 

또한 같은 해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우리나라 10명 중 6명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했고,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30%에 달했다. 여성가족부의 또 다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70%가 '혼인·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고 동의했다. 결혼을 통해서만 온전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고, 가정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지만 제도의 틀은 여전히 법률혼과 혈연에 기초한 가정의 개념에 묶여 있다. 변화된 사회상에 맞게 미혼모·부, 동거·사실혼 부부, 노년의 동거부부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제도권에서 수용할 필요가 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10월 육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한부모 공무원은 '유급 가족돌봄휴가'를 다른 공무원보다 1일 더 사용할 수 있도록(연간 총 3일) 제도를 개선했다. 더불어 사실혼 관계의 공무원도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적극 해석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제도권으로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서도 가족 구성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삼았다. 인사처도 사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사제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것이다.

 

사유리씨가 한 육아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소식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호의적이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많은 부모들이 사유리씨를 육아전쟁에 동참한 '전우'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모가 하나인 것은 문제가 아니다.

 

한부모도 온전한 가정을 이루고 부모로서 인정받으며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하길 기대해 본다.

 

원문보기: [기고]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200300105&code=990304